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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영화 추천] <정직한 후보 2> 후기, 라미란과 김무열, 윤경호의 대환장 컬래버레이션 그리고 아쉬움

에디터 도리 2022. 9. 30. 23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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✔️ 영화 <정직한 후보 2>가 드디어 개봉을 했다. <정직한 후보>를 재밌게 본 터라, 이번에도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 가서 감상을 했다.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성 단독 주연 영화는 영화관에서 꼭 보려고 하는 편이다. 한국 영화판에 여성이 주연을 맡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번 나올 때 제대로 흥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. 그래야 다른 여성 주연도 탄생할 수 있고 영화판에서 여자들의 설 자리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작은 믿음 때문이다.

물론 라미란이라는 배우에 대한 호감도 기저에 깔려 있다. 보통 코미디 연기를 많이 선보이지만, <응답하라 1988>에서 보여준 울림이나 <정직한 후보>에서 보여준 선하고 정의로운 모습도 인상적이기에 꼭 감상하고 싶었다.


사실 내용은 1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. 할머니의 유언,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 의해 주상숙(라미란 분)은 한순간에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. 입만 열면 시한폭탄! 도통 거짓말을 할 수 없기에 현존하는 사람 중 가장 거짓말을 많이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.

어렴풋이 기억나는데 1편에서 결국 주상숙은 서울시장에 떨어지게 된다. 그리고 주상숙은 고향에 내려와 칩거 생활을 하는데. 그러다 우연히 바다에 빠진 한 청년을 구하면서 선행으로 강원도지사까지 된다. 하지만 그 후 물에 다시 들어간 그녀는 전과 똑같이 다시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저주에 걸리게 되고 심지어 이번에는 주상숙뿐만 아니라 박희철(김무열 분)까지 같은 상황이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.

전반적인 줄거리만 봤을 때는 더 재미있고, 내용이 더 흥미로울 것 같고 전보다 2배로 재미있을 것 같지만, 딱히 그렇지는 않다. 1편을 감상한 뒤 기대가 때문인지 곳곳에 숨겨진 유머 요소가 있지만 전처럼 빵빵 터지거나 하지는 않는다. 그리고 클리셰가 뻔하고 드라마 좀 봤다 하는 사람은 스토리 초반에 악역을 바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. 그래서 반전의 매력이 없다. 솔직히 1편과 동일한 스토리 전개이기 때문에 조금 더 그럴싸한 반전이 필요했다고 본다. 하지만 비슷한 구조와 주인공이 영웅이 되어 악역을 물리치고 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구조는 조금 식상하다.

그리고 1편이 재미있었던 건 공감의 요소 때문이다. 예를 들어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가지는 생각들이 필터링 없이 나오고, 정치와 관련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것.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있지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 말해주기 때문에 웃음이 났던 것이다. 그런데 2편에는 그런 부분이 없다. 박희철이 살짝 투정식으로 출근에 대한 불평을 쏟아낼 때만 시원~ 이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시원한 부분이 없어 무척이나 아쉽다.

그리고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. 특히 오프닝의 강원도지사가 되는 과정은 이야기의 시작이라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스피디하게 보여준다. 정말 갑자기 왜 이런 장면이? 이런 타이밍에 너무 순식간에 장면들이 전개돼서 이해가 잘 안 되기도 한다. 뒷부분은 담고자 하는 내용이 많은데 시간의 흐름까지 보여줘야 하다 보니 거의 스치듯이 장면들이 지나가는데. 이런 전개가 몇 번 계속되다 보니 자꾸 흐름을 놓치게 되고 자꾸만 이해가 안 가기 시작한다. 그러니 몰입감이 떨어지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안 들지.

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. 영화가 끝나고 계속 의문이 드는 박진주 캐릭터. 사건을 해결하고 주인공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캐릭터는 맞지만 뭔가 없어도 되는 느낌이 강했다. 물론 박진주의 연기가 문제는 아니었다. 이 인물을 좀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모든 사건의 해결책, 아이디어 뱅크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아쉬웠다.

또 악역 같지 않은 악역으로 등장한 윤두준. 처음 등장부터 수상해서 누가 봐도 악역이구나 싶다. 게다가 임팩트까지 없으니. 이건 단순히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의 문제인 것 같다. 악역이여도 어느 정도 화면에 비치거나 해야 하는데, 일단 분량이 너무 적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악역에 비해 너무나 감흥이 없어서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. 오히려 가끔씩 등장해서 웃음을 주는 윤경호가 더 돋보일 정도. 

 

이렇게 새로 추가된 캐릭터들이 전혀 매력이 없으니 기존 배우들이 하드캐리를 해도 영화가 재미있어지지 않는다. 그냥 기존 배우들로 이야기를 전개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 든다. 

 

이런 와중에도 윤경호는 여전히 웃겼다. 영화 속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라미란과 김무열과 환장의 호흡을 보여줘서 윤경호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. 특히 배 안에서의 약간 애처롭고 웃긴 액션신은 정말 최고!

 


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러닝타임이 107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 편이고, 1편을 몰라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는 부분에서는 진입장벽이 아주 낮다. 또 나는 영화를 보며 웃음 짓지 않았지만 영화관에 있던 어른들은 현실 웃음을 쏟아내니 킬링타임용으로 딱인 것 같다.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짧은 쿠키 영상이 있으니 그것도 감상할 것! 

전작만큼의 재미를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. 그러니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, 기대 없이 가서 보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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